「지도가게」
가작  
노무라 마유미(도쿄) 작
(野村 眞由美)




 기무라씨는 지도 전문가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도회와 마을의 여러가지 지도를 만들어 왔습니다. 기무라씨가 만드는 지도는, 보고 있으면 길 양옆의 경치나 꽃까지 마치 정말로 그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눈에 떠오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무라 지도가게는 그럭저럭 바빴습니다.
 어느날 오후, 기무라씨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책상에 앉아서 지도를 펴놓고 있는데 창문쪽에서 손님의 소리가 났습니다.
 「안녕하세요」
 기무라씨가 소리가 나는 쪽을 보았으나 아무도 없습니다. 이상하다, 확실히 사람소리가 났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기무라씨는 일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였더니 이번에는 아까보다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붕-, 안녕하세요. 지도를 한장 주시겠습니까」
 열어놓은 창문쪽에 한마리의 꿀벌이 있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어떤 지도가 좋습니까?」
 「붕-, 꽃이 있는 장소를 알 수 있는 지도를 원합니다. 사실은 나는 꿀벌이지만 방향 음치로 맛있는 꿀이 있는 꽃밭을 발견해도 동료에게 그 장소를 가르켜 줄 수 없는 것입니다」
 「음, 음, 그것은 곤란하군요」
 「확실히 이 근처였다고 생각하고 동료를 데리고 가도 꽃밭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근처의 꽃밭을 알 수 있는 지도가 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와본 것입니다. 기무라 지도가게의 지도는 꽃의 향기까지 난다고 들었으므로, 붕-」
 기무라씨는 잠깐동안 생각하고나서 넓은 큰 서랍에서 한장의 지도를 선택해 꺼내왔습니다.
 「이것이 이 부근의 밭이나 들판의 지도입니다. 이것만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는 방법은 알고 있습니까?」
 기무라씨가 물어보았더니 꿀벌은
 「네, 꿀벌학교에서 지리 수업도 있었으니까. 그러면, 그 지도를 사겠습니다. 그런데, 붕-, 저, 지불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벌꿀이라도 되겠습니까?」
 라고 갑자기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기무라씨는 벌꿀을 넣은 홍차나 벌꿀과 버터가 듬뿍담긴 팬케이크를 대단히 좋아했으므로 돈대신에 벌꿀을 기쁘게 받았습니다.
 꿀벌은 지도를 이쁘게 접어 어깨에 비스듬하게 걸친 숄더백에 넣고 붕- 하는 날개소리를 남기고 창문으로 날라가 버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무라씨는 창문을 향해 인사를 했습니다.






 1개월이 지났습니다. 기무라씨가 벌꿀을 넣은 홍차를 마시면서 지도를 향해 일을 하고 있는데 창문을 탁 탁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보았더니 창문 저쪽에 전번에 온 꿀벌이 있었습니다.
 「어서오세요. 네가 준 벌꿀은 맛있다」
 기무라씨가 창문을 열자, 꿀벌이 가게 안으로 들어와 숄더백에서 지도를 꺼내면서 말했습니다.
 「저, 이 지도 좀 이상한데요」
 「이상하다니, 어떤일이지」
 기무라씨는 꿀벌과 함께 지도를 들여다 보면서 물었습니다.
 「나는 이 지도를 사용해서 처음에는 방향 음치가 낫습니다. 그런데 얼마동안 사용하였더니 또 장소를 모르게 되어서 동료들은 『지도를 보아도 방향을 잃다니 꿀벌 실격이네』라고 말하고, 이제 어떻게하면 좋을지 몰라 이곳에 왔습니다」
 「흠, 방향 음치인 꿀벌…」
 「아 미안. 이 지도의 노랑색 표시가 있는 곳이 맛있는 꿀이 있는 꽃밭이지」
 「네, 그것은 화분으로 기입한 표시입니다. 거기에는 맛있는 꽃이 많이 피어있었는데 다시 한번 가보면 없는 것입니다. 꽃은 아직도 쭉 피어있을텐데」
 「그러면, 비-. 지금부터 나와 함께 이 지도를 확인하러 갑시다」
 기무라씨는 일도구를 넣은 륙색을 짊어지고 지도를 손에 들고 꽃밭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비- 는 딱 기무라씨 얼굴 높이를 날라갑니다. 지도를 보면서 제일 가까운 화분 표시를 향해 횡단보도를 건너 막다른 곳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거기는 공터, 의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거기는 아스팔트로 평평하게 굳혀져 있었습니다.
 「어머나, 여기는 주차장이 되어버렸구나」
 기무라씨가 어이없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지도상에서는 확실히 거기는 공터로 되어 있었습니다. 옆에서 비-가 약간 화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여기는 노랑색 꽃이 일면 가득 피어있었는데」
 「이 지도는 꼭 3개월전에 만들었단다. 그때는 아직 겨울이어서, 여기는 정말로 마른풀투성이의 공터였단다. 비-가 여기에 온 것은 언제였어」
 기무라씨가 지도를 보면서 물어보았더니
 「2주일전이었을까? 정말로 달콤하고 맛있는 꿀이 많이 있었는데」
 아직 그 부근에 노랑색 꽃이 남아있지 않는가 하고 비-는 바쁘게 날라다니면서 말했습니다.
 「그래서 몇일후에 와서보니까 벌써 이렇게 되어있잖아. 나는 또 방향 음치가 되었나 하고 이 부근을 꽤 찾아 돌아다녔어요」
 「그래? 내 지도가 틀렸다는 것이 되는군. 미안, 미안」
 기무라씨와 비-는 다음 화분 표시가 있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다리를 건너 언덕을 내려가 교차점을 왼쪽으로 돌아가면 그곳은 높은 빌딩만이 늘어선 거리이었습니다. 모퉁이에서 2번째 빌딩은 부수고 있는 도중입니다. 빌딩은 씌우개를 싹 덮어져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습니다.
 「어머, 여기는 꽃가게가 있었던 것으로 되어있잖아」
 기무라씨가 지도를 보면서 말했습니다.
 「응, 여기 꽃가게는 우리들이 살짝 가게꽃에서 꿀을 얻어도 항상 관대하게 보아주었어, 꿀벌을 쫒아버리거나 하지 않았단다」
 비-는 공사소리에 지지않도록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꽃가게가 아니라 부수고 있는 빌딩이다. 바로 조금전까지는 꽃가게이었는데」
 기무라씨는 높은 빌딩을 올려보았습니다. 옥상에는 빨간 작은 크레인차가 있어서 부서뜨린 빌딩의 부분을 들어올리고 있습니다. 빌딩위의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천천히 흐르고 있습니다.
 「후-」
 기무라씨는 무심코 한숨을 쉬어 버렸습니다.
 「저, 지도 전문가, 한군데 더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단다」
 비-가 기무라씨의 눈 높이에서 날면서 말했습니다.
 그곳은 잡목림이었습니다. 여러가지 나무가 힘차게 하늘을 향해 자라서 계절에 따라 많은 종류의 화초가 피고, 여름은 썰렁하게 시원하고 겨울은 낙옆이나 나무 열매가 지면을 덮고, 벌레들에게도 어린이들에게도 멋진 장소였습니다. 비-는 이 마을의 어느곳보다도 이 잡목림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아아-」
 목소리를 높인 것은 기무라씨입니다. 많은 셔블카나 불도저가 베어 쓰러뜨린 나무를 운반하고 지면을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흙은 새까맣고 좋은 냄새가 나고 있었습니다.
 「이 잡목림을 없애버리다니」
 기무라씨의 눈은 눈물이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여기는 언제와도 기분좋은 장소이었는데. 나는 여기만은 기무라 지도가게의 지도가 없어도 몇번이라도 올 수 있었는데」
 「그렇지, 나도 이 숲에는 자주 왔단다. 봄도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그런데 이 검은 흙의 좋은 냄새. 투구벌레나 매미의 유충은 어떻게 했나?」
 「우리들도 여기가 없어지면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곳이 없어지는 거에요」
 「새들은 어떻게 했는가? 밤에 잘 수 있는 집이 없어져 버려서」
 「네, 지도 전문가씨, 인간은 왜 여러가지 것을 망가트려버릴까?」
 「아마, 무엇이 제일 중요한가를 잊어버리는 모양이야. 나도 인간이니까 너희들에게 사죄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그러나 지도 전문가가 망가트린 것이 아니잖아요. 우리들은 좀 더 꽃이 피어있는 곳을 새롭게 찾겠어요」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지도 전문가는 이 마을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지도에 기록해서 남겨놓으면 어떨까」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변해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지도 전문가처럼 생각하고 있는 인간도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들과 함께 마을이 변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지도 전문가는 이 마을의 지도를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알았다. 그리고 방향 음치인 꿀벌을 위해서도」
 「응, 그러나 이제 나는 방향 음치인 꿀벌이 아니야. 그럼, 서서히 벌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 지도 돌려주세요. 그럼 안녕」
 비-는 기무라씨한테서 지도를 받아 지도로 방향을 확인하고 기운차게 날라가 버렸습니다.
 기무라씨는 비-가 날라가버린 방향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숨을 한번 쉬고 륙색에서 노트를 꺼내 잡목림의 지도위에 빨간연필로 표시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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