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토리 꿀벌」

佳作

고토우 미와꼬(後藤 미와꼬)(아이치현) 작



 공주님은 숲 속의 작은 길을 진흙이 묻은 구두로 달렸습니다.
 자전거는 놓고 왔습니다. 양손으로 꿀벌을 감싸고 있어서 핸들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묶어 둔 드레스의 단이 풀러져 나무 뿌리에 걸렸습니다. 힘껏 잡아당겨서 드레스의 단의 주름이 전부 찢어져 내렸습니다.
 공주님은 드러난 무릎을 내려다 보면서 웃었습니다.
 「어머, 달리기엔 안성맞춤인걸.」
 「그냥 날 내버려둬.」
 하고 손바닥 속에서 연약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냥 날 내버려둬. 뛰지 마.」
 「날 구해줬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구해줄께.」
 「피곤하잖아.」
 「전혀 문제없어. 아침에 펜케이크를 석장이나 먹었다구, 벌꿀에 띄워서. 초원은 거의 다 왔어. 꿀벌아.」
 그렇게 부르고 나서 공주님은 깨달았습니다.
 「그러고보니, 모르고 있었네. 네 이름이 뭐니?」
 「비비.」
 「난 체르야.」
 비비와 체르.
 서로 이름을 말하고서 둘은 친구가 된 것 같았습니다.
 공주님 체르는 기뻐서 더 빨리 달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느덧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생각한 순간 돌연히 눈앞이 활짝 펼쳐졌습니다.
 체르는 발을 멈추었습니다.
 거기는 일면 가득한 꽃밭이었습니다. 분홍색은 연꽃, 흰 꽃은 클로버, 노랑색은 민들레, 여기서는 모두 마음껏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를 날아 다니는 셀 수 없을 정도의 금색 점들. 그것은 꿀벌입니다. 무수의 날개소리가 모여 바람에 섞여 초원에 음악이 흐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체르는 숨을 헐떡이며, 힘껏 소리쳤습니다.
 「이 애의 동료는 어디 계세요?」
 체르의 발밑의 꽃들로부터 꿀벌들이 일제히 날아 올랐습니다. 체르가 손바닥을 펴들자 모두들 모여들었습니다. 침이 부러져 축 쳐진 비비를 보고 제각기 말했습니다.
 「비비잖아! 어떻게 된거야?」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니?」
 「모두들 찾았단 말이야.」
 「돌아왔구나.」
 「또 혼자 떨어지면 안돼.」
 「힘내라, 비비.」
 「바로 약을 준비할께.」
 체르의 손바닥 위에서 비비는 맥없이 날개를 떨고 있을 뿐입니다.
 체르는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비비, 외톨이가 좋다고 했었는데, 사실은 미아가 되었던 것 뿐이로구나.」
 비비는 부끄러운 듯 날개를 파르르 떨었습니다.
 체르는 주위의 꿀벌들에게 말을 건냈습니다.
 「애는 건강하게 될꺼죠?」
 꿀벌들이 대답했습니다.
 「약은 있어요.」
 「고칠 수 있는 건 여왕님뿐입니다.」
 「여왕님은 모두의 어머니이죠.」
 「꽃의 꿀로 만든 약이예요.」
 「아주 많은 꿀이 필요하단다.」
 「충분히 모여두길 잘했어.」
 그 때 비비가 체르를 향해 말했습니다.
 「꿀, 필요하지?」
 체르는 화난 얼굴로 말했습니다.
 「난 필요 없어. 내가 꿀을 가져가 버리면 비비를 고칠 수 없잖아.」
 「힘들여 초원까지 왔는데.」
 「왔지만 난 그만 돌아 갈래. 난 바쁘다구.」
 「체르…」
 「성의 돌길을 다시 모두 걷어내도록 하겠어. 그리고 듬뿍 씨를 뿌리고. 꽃이 피면 꿀을 모으러 왔으면 좋겠어.」
 체르의 손에서 동료들이 비비를 업어 올렸습니다. 산들바람 위에 떠서 비비는 체르를 보았습니다.
 「그때에는 체르에게도 꿀을 나눠 줄께.」
 「그래, 고맙게 받을께. 난 펜케이크를 넘칠 만큼의 꿀로 먹는 걸 아주 좋아하거든. 그렇지만 꽃이 많이 필 때까지는 빵을 먹기로 하겠어. 밀가루는 충분히 있으니까. 그럼, 비비. 몸 소중히 돌봐야해.」
 단이 찢어진 드레스를 들어올리며 체르는 공주님 답게 절을 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임금님을 만날 때에만 하는 제일 정중한 절입니다.
 꿀벌들 사이에서 비비가 쑥쓰러운 듯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체르가 손을 흔들었습니다. 이번엔 친구 사이처럼 힘차게 계속 흔들었습니다.
 초원 멀리 꿀벌의 금색 덩어리가 사라져 갑니다.
 그 때 생각난듯 체르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성에 올 때는 조심해야 해! 제비랑 개구리에 잡혀 먹히지 않도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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