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꿀벌 이야기」

가작

이즈미 다마키꼬(효고현) 작



  1 서문

 나의 아버지는 회사원 일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너무 바빠지면 곧 침울해져버려 회사를 곧잘 쉬곤 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는데 학교일도 집안일도 척척 해내시는 언제나 씩씩하신 분이셨다. 아마 그 때문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내게는 잘 모르지만 두분은 당분간 별거를 하게 되셨다.
 아버지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할아버지의 농업일을 돕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쪽에 따라갈까 망설였지만 외톨이가 되기보다는 활기찬 것이 더 좋았다. 더욱이, 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무척 좋았다. 그래서 열쇠를 걸고 다녀야 하는 도시의 생활을 그만두고 아버지를 따라 시골에 오게 되었다. 말해 두지만 나의 부모님은 이혼을 하신 건 아니다. 그냥 별거일 뿐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댁의 농업일로는 돈은 별로 벌 수가 없다. 그래서 아버지는 여기서도 가까운 공장에 다니게 되셨다. 거기에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함께 새로운 양봉일을 시작하셨다. 그것은 꿀벌을 길러 꿀이나 로열젤리를 파는 일. 도회지에서 일하시는 어머니로부터는 나의 생활비가 부쳐온다.

 이렇게 벌써 이년. 시골의 생활에 나는 익숙해졌다.
 재밌었던 것은 사실은 도회에서의 생활보다도 훨씬 바빠졌는데도 아버지가 전혀 침울해지지 않았던 일이다. 여러가지 책을 사들여서 꿀벌의 연구를 하시거나 농기구의 개량을 꿈꾸시는 등 무척 즐거워 보이셨다.
 「하하, 일벌이 되는게 싫어서 샐러리맨을 그만뒀는데 이제 꿀벌을 위해 일하며 살게 되었지 뭐냐.」
 하시며 가끔 아버지다운 쓸쓸한 표정을 지으시기도 하셨지만.
 그런데 아버지에 대한 나의 새로운 발견은 말씀이 아주 유창하시다는 사실이었다. 진짜 있었던 일이나 만든 이야기로 아무튼 나를 이야기에 푹 빠지게 만드셨다. 아버지가 보았다는 까마귀의 전쟁이야기는 내가 그대로 작문으로 썼더니 선생님께서 반친구가 모두 있는 앞에서 읽어 들려주실 정도였다.
 한편 아버지가 조금씩 들려주신 꿀벌의 일년간의 이야기는 기막히게 재미있었다. 나는 감격하여 「그걸 책으로 쓰면 어떨까?」했더니, 아버지도 말씀하셨다. 「네가 써보지 그러니.」
 그때 불쑥 생각했다. 내가 꿀벌이 되어 벌통속에서 일년간 살아가는 이야기로 해볼까. 일벌은 모두 어른이 되지 않는 여자애들이니까. 그러나 이렇게 꿀로 끈적끈적한 벌통속이 이야기의 무대라니 따분한 것 같다.
 벌통에는 세로로 열장쯤의 벌집판이라는게 있어서 벌들은 그 한장 한장에 삼천개 혹은 사천개의 육각형 모양의 벌집을 만든다. 거기에다 모아온 꿀을 저장하거나, 여왕벌이 낳은 알을 키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도감이나 과학책으로 읽으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벌통을 옆으로 눞혀서 팔층짜리 정도의 성으로 비겨보겠다.
 그로부터 며칠간이나 나는 꿀벌의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텔레비젼 보는 것도, 만화를 읽는 것도 꾹 참고서 조금씩 써내려간 것이 바로 이 「변신, 꿀벌 이야기」란다.





  2 이야기의 시작은

 사월도 끝무렵, 오늘은 따스한 일요일. 윙윙, 무수한 벌들이 날아다니는 뜰에서 나는 커다란 돌에 걸터앉아 있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이쪽저쪽의 나뭇그늘에 놓여진 벌통들을 돌아보고 계셨다.
 그때 귓전에서 윙하고 날갯소리가 났다.
 ???쏘인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부리나케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윙 윙
 날갯소리는 점점 무언가를 말하는 소리로 들리기 시작했다.
 「위이이이, 위이이이잉.」
 「어?」
 「위이이이…, 우리집에 올래?」
 「어, 뭐라고.」
 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내 말소리도「위이이이」
 「저기, 꿀벌이 되어보지 않을래?」
 「꿀벌이 된다구?」
 「그래, 우리들 요즘 무척 바쁘단다. 한마리라도 더 많은 일벌이 필요하단 말이야.」
 「하지만…」
 나는 또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고개를 흔드는 소리가 위이잉하는 날갯소리로 바뀌어져 버린 것이다.
 「잠깐 기다려, 어떻게 내가 꿀벌이 될 수 있다는 거지.」
 그렇게 말하며 몸을 움직일 때마다 등쪽에서 날갯소리가 났다. 몸이 조금씩 위로 뜨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내가 말하고 있는 언어도 꿀벌말인 듯 했다.
 「어서, 날 따라와.」
 날 데리러 온 꿀벌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나도 휘익하고 날아 올라보니, 몸은 이미 제법 조그만 꿀벌로 변신해져 버렸다.
 나는 상대방의 꿀벌의 뒤를 따라 높은 데까지 한 숨에 날았다. 그러고나서 우리집 지붕 위를 한바퀴. 이어서 옆집 지붕을 넘어 넓은 논 너머의 공장도 날아보았다.
 그때 나는 주춤하여,
 「잠깐, 잠깐」
 앞에 가던 꿀벌을 불러 세웠다.
 「넌 우리집 꿀벌이 아니었니?」
 「응 응」
 「자 그러면 어디서 온거지?」
 「아주 먼 곳에서. 날면서 이야기하면 떨어진다구.」
 정말로 뭔가를 말할때마다 쑥 아래로 떨어지는 것 같아서 나는 필사적으로 날개를 퍼득거렸다.
 눈아래에는 바로 유채꽃밭과 연꽃의 논밭. 하늘에는 밝은 태양이 빛나고 있다.
 훨 훨
 그 사이에 나도 점점 나르는데 익숙해졌다.
 그러고서 얼마나 날았을까. 저쪽 편에 크림색의 높은 탑같은 건물이 보이게 되었다. 그 꼭대기에는 파란 연꽃 모양의 큼직한 장식이 붙어 있다. 건물의 주위에 늘어선 많은 창들도 태양빛을 받아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아」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며 또 아래로 뚝 떨어졌다.
 저건 내가 상상으로 그렸던 꿀벌의 성이 아닌가. 진짜로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한번 더 생각했다.
 틀림없이 이 성의 꼭대기를 꾸미는 꽃은 연꽃색으로 했었을텐데. 육각형의 탑과 같은 이 성의 주위에 달린 창들도 녹색이었을텐데. ???하지만 뭐, 상관없지.

 자 이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나는 어느새 완전히 꿀벌이 되어서 이 성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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