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꿀벌 이야기」

가작

이즈미 다마키꼬(효고현) 작



  17 태양의 곁으로

 길었던 겨울도 겨우 끝났다.
 날개를 떨어 서로 덥히며 교대로 꿀을 마시고 교대로 잔 겨울.
 정말로 괴로왔다.
 내가 말라빠진 몸으로 봄을 느끼고 안심했을 때 오랫만에 여왕님도 입을 열었다.
 「여러분 , 잘 견뎌내 주었습니다」
 너무나도 연약해져 겨우 들릴 정도의 목소리였다. 수행벌도 거의 죽어 버린 뒤, 다른 일벌들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엘리베이터에 들어가, 여왕님을 따뜻하게 하여 지켰던 것이었다.
 「여러분, 봄입니다. 모두 몸조심하고 조금씩 몸을 움직여 보면 좋을 것입니다」
 여왕님의 말에, 누구로부터인지도 모르게 움직이기 시작해, 엘리베이터안의 벌들도 여왕님을 남기고 밖으로 나왔다. 비틀비틀 하면서 큰방에 줄선 꿀벌은 무려 2천마리 정도. 겨울 동안에 이렇게 죽어 버렸던 것이다.
 모두가 엘리베이터 앞에 모이자 여왕님은 또 말했다.
 「여러분들은, 이 여왕을 위해서, 이 성을 위해서, 또 이 성의 꿀벌 일족을 위해서 강하고 강하게 살아남은 훌륭한 벌들입니다」
 괴로운 겨울을 살아남은 2천마리의 벌들은 힘이 없는 여왕님의 목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벌들이여. 그러나 아직 결코 다급해하면 안됩니다. 성의 밖이 충분히 따뜻해질 때까지는, 우선 성 안에서 일해 주세요」 여왕님은 숨을 헐떡이며 그 자리에 웅크린다.
 「아아, 수행하는 벌이여, 나에게 한 입의 꿀을····」
 그렇지만, 누가 수행원인가 지금에 와서는 잘 모른다. 사양하고 있는 것인지 주위의 꿀벌은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되었던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저라도 좋습니까?」
 「좋아요, 어서 한 입의 꿀을····」
 나는 휘청거리는 다리를 짚으며 계단을 내려 들이마셔 온 꿀을 여왕님의 입속까지 옮겨 역할을 끝냈다.
 여왕님과 이렇게 가깝게 접했으므로, 정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꿀벌의 감격이, 나의 가슴 가득 퍼졌다.
 겨우 건강을 되찾은 여왕님은,
 「여러분들도 꿀창고에 서둘러 힘을 내오면 좋을 것입니다」
 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네」
 무심결에 대답한 나를, 여왕님은 일순 가만히 응시하며
 「너는····」
 하며 목소리를 바꾸었다.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일벌인 것 같은데」
 나는 가슴이 덜컹 했다.
 「이 성에서 태어난 것은 언제인가?」
 대답할 수가 없어서 곤란해하고 있었더니,
 「모른다? 흠, 그렇다면 그다지 생각이 깊은 꿀벌도 아닐 것인데. 죄송하네. 좀 여왕의 생각이 지나쳤네」
 꿀벌이란 여왕님까지가, 깊이 의심하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행이었지만, 역시 내가 보통의 꿀벌이 아닌 것을 일순이라도 눈치챘던 것이다.
 그리고 여왕님은 꿀창고로부터 돌아와 조금 건강하게 된 살아남은 꿀벌에게 천천히 설득하듯이 이야기를 하셨다.
 「자주 잘 들어 주세요.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앞으로 태어나는 이 성의 일벌의 거울이 됩니다. 따라서 다음일을 잘 알아 두면 좋을 것입니다. 꿀벌의 세계에서는, 우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힘쓰는 것. 그 이외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왕벌에는 여왕의 역할, 숫벌에는 수컷의 역할, 일벌에게는 다만 일이 있을 뿐.
 각자가 흔들림 없이 각자의 역할에 열심히 하기만 하면, 이 성은 언제까지나 번영할 것입니다. 자, 앞으로 올 봄을 여러분 오로지 노력해 주세요. 결코 무언가를 생각해 서는 안됩니다」
 한 번 더 내 쪽을 응시한 여왕님은, 스스로 선택한 수십마리의 수행벌들을 엘리베이터에 불러 넣어 문을 닫았다.
 엘리베이터는, 유리기둥 가운데를 8층의 여왕 방으로 올라 가 버렸다.
 자, 이 다음에는, 나는 이야기의 마지막을 생각할 뿐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여왕님의 이야기.
 〈각자가 흔들림 없이 각자의 역할에 열심히 하기만 하면, 이 성은 언제까지나 번영할 것입니다.······결코 무언가를 생각해서는 안됩니다〉또한 그 한마디에 아무도 불평 하나 말하지 않고, 의심하는 것도 알지 못하고, 다만 일만 하는 일벌.
 여름의 시작에 Q의 1은 그런 것을 말했지만, 내가 꿀벌의 1년간을 경험했다고 해도 도대체 꿀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나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는, 일벌에 일하게 해 저축하게 한 꿀을 뽑아 판다. 그렇지만, 훈연기는 쏘이지 않게 벌을 잠시 기절시킬 뿐이고, 꿀이 적을 때에는 설탕으로 꿀창고의 꿀을 보조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작은 벌의 머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가, 아무리 인간의 마음이 되어도,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구나. 이것은 인간으로 돌아가고 나서, 아버지와 서로 충분히 이야기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나머지의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서 또 꿀벌의 생활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우선, 여왕님의 산란의 준비.
 이제 외근 벌도 내근 벌도 있지 않다. 우리는, 여왕님이 육아방에 내려 와 낳아 떨어뜨리는 알을 돌보기만 했다. 조금 남은 꿀이나 화분을 꿀창고로부터 옮겨 와, 부지런히 알의 옆에 채워 놓았다.
 그렇게 해서 며칠인가 지난 후 모두는 간신히 성의 밖으로 나왔다.
 초원에 선 나는,
 「우아! 봄」
 빛나는 태양에 무심결에 외쳤지만, 목소리에는 조금도 힘이 들어있지 않다. 그렇지만, 이끌려온 주위의 동료들도 역시 기쁨의 소리를 지른다.
 「잘도 참아냈어요」
 「어머나, 꽃 냄새가 나」
 「틀림없이 유채꽃이야」
 「자, 갑시다」
 「예, 힘을 내요」
 부우, 부우, 부우우
 우리는 힘이 없는 날개 소리를 내며 찾아온 봄을 향해 날아 올랐다.
 일면 황금빛 유채꽃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18 이야기의 마지막

 봄이 되고 나서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나는 유채꽃밭의 꿀을 성에 옮기고는 보고 댄스를 추고 있었다.
 이윽고 연꽃의 꽃도 피어, 성의 꿀창고은 매우 풍부하게 되었다. 육아방에서는, 완전히 건강하게 된 여왕님이 많은 알을 낳는다. 알은 이윽고 유충이 되어, 번데기가 되어, 새로운 일벌이 태어난다.
 그렇지만 나는, 어떻게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인가, 어떻게 나의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인가, 전혀 방법을 떠올릴 수가 없다.
 또, 다시 한 해동안 꿀벌의 성에서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영구히 변신 꿀벌인 채로인가.
 마음이 불안해졌지만, 지금, 나는 역시 꿀벌. 잠에서 깨어나 잠에 들 때까지, 몸이 제멋대로 일을 해 버리는 것이었다.
 그런 어느 날, 동료와 함께 하늘까지 날아 올랐지만, 생각대로 몸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Q의 1이 죽은 날 Q의 1도 이러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렇지만, 이제 와서 죽고 싶지는 않다. 살아서 나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것 저것 곰곰히 생각하면서 날고 있는 동안에, 동료의 벌들로부터 한참 떨어져 버렸다. 지쳐버린 나는, 어디라도 상관하지 않고, 아래도 보지 않고 급강하. 몸은 열매가 떨어지듯이 곧바로 아래로 떨어져 간다. 그리고,
 쾅
 무언가에 머리가 부딪쳤다.
 「아, 아야!」
 잃을 뻔하고 있던 정신을 되찾아, 다급하게 몸의 밸런스를 잡았다.
 「어어?」
 부우웅 부우웅
 주위에는 꿀벌의 날개 소리.
 여기는 나의 집의 뜰. 나는 큰 돌 위. 어느새 인간으로 돌아와, 집 뜰의 돌 위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뜰에는 많은 꿀벌이 바쁜 듯이 날아다니고,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여기저기의 나무 그림자에 둔 벌집상자를 돌보고 있다.
 「아, 그렇다, 그 때····」
 마치 같은 꿈을 두 번 보고 있는 듯이, 지난봄 여기서 꿀벌로 변신했을 때와 똑같은 광경을 눈앞에 두고 나는 다만 멍하니 근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 안에 들어가자」
 아버지가 나의 어깨를 쳤다.
 「내일쯤, 다시 채밀을 할까」
 하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다.
 「아니, 한 1주일 더 기다려 줍시다. 벌도 겨우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쌍해요」
 아버지는 말하시며,
 「아, 너, 이제 거의 꿀벌의 이야기가 다 되었을텐데」
 하시며 나의 머리를 눌렀다.
 「네?」
 「매일, 원고 용지에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
 「········?」
 「도중이라도 좋다. 한 번 보여 주지 않겠니」
 나는 머리가 멍한 채, 아버지와 함께 툇마루에서 위로 올라간다.
 나의 방으로 쓰고 있는 작은 3첩간 방에 들어가니, 책상 위에, 몹시 서투른 글자로 빼곡 채워있는 원고 용지가 백 장쯤 놓여있다. 「네, 이걸, 언제 썼지」
 놀라자니,
 「말도 마라. 이 1년간, 너는 때만 있으면 글을 쓰고 있었지 않니. 이렇게까지 말라가면서 몰두했었잖니····」
 그때 깨달았지만, 나는 정말로 팔이나 다리도 가늘어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정말로, 나의 책꽂이에는 육학년생의 교과서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고 육학년생의 시간표가 벽에 붙어 있다.
 어제····, 그저께····.
 그렇다. 6학년1반의 1학기가 시작되어 3주간 남짓, 나는 제대로 학교에 다니고 있었지.
 「드디어 생각이 났다!」
 하고 소리치며 나는 움칠했다.
 오학년생이었던 동안에는 매일 학교에 다녀 집에 돌아오자마자, 꿀벌의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나는, 즉시 백장쯤 되는 원고를 읽어 보았다.
 「우와, 되게 유치한 이야기!」
 나는 부끄러웠지만, 다 읽은 원고를 아버지께도 읽게 해드렸다.
 아버지는 천천히 읽어 주신 후,
 「꽤 재미있지 않니」
 하고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나쁜 곳도 많이 지적해 주셨다.
 그렇게 해서, 시간을 들여, 한 번 다시 써낸 것이 , 이 「변신 꿀벌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육학년생의 여름 방학. 엄마가 놀러 와 있고, 나의 원고를 읽으시며 기뻐해주셨다.
 「어머, 정말 굉장한데」
 「응, 아버지의 충고가 없었더라면, 더욱더 유치한 이야기 밖에 쓸 수 없었다고 생각해」
 「정말이니?」
 엄마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럼요, 아버지는, 젊었을 적 작가가 되고 싶었다는거야. 그러니까 아버지의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고 솜씨가 좋으시거든」
 「어머. 아버지에게 그런 곳도 있었어. 난 전혀 몰랐구나」
 「다시 보게 됐어?」
 「응, 놀랐단다」
 엄마의 눈동자에 반짝하고 별이 빛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러면, 엄마도 여기에 와서 우리와 함께 살거야?」
 엄마는 당분간 가만히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니, 지금 이대로인 채가 좋아. 나에게는 저쪽의 생활이 더 맞는 듯 싶구나. 그렇지만 더 자주 놀러 올께」
 라고 말했다.

 결국 이 이야기에는 잘 써 넣을 수 없었지만, 내가 쓴 이야기 중의 꿀벌에 대해서, 아버지와 여러가지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아버지가 말했다. 꿀벌이, 인간이 무언가를 사고하는 것처럼, 생각이 깊어지는 것은 결코 없다고. 그렇지만, 꿀벌에는 꿀벌의 생각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로, 자기들이 사는데 필요한 만큼의 욕망 밖에는 없다고 한다. 사마귀나 두꺼비가 꿀벌를 먹으러 오는 것도, 말벌이 습격해 오는 것도, 모두 자연의 규칙에 따른 것이며 인간이 다른 나라에 전쟁을 거는 것과는 좀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쯤에서, 나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그러면,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꿀벌이 부지런히 모은 꿀을 횡령하고 꿀벌에게 엄청나게 일을 시키시는 것은 나쁜 일이군요」
 아버지는 큰 한숨을 쉬시고 말씀하셨다.
 「응, 나쁜 것이다」
 그렇지만, 물론 인간에게도,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자연으로부터 받을 권리 같은 것은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욕망만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고 하셨다.
 「단계적으로 확대된다고요?」
 내가 다시 묻자 아버지는 갑자기 나의 손을 잡아, 손등을 꼬집었다.
 「1이 쏜다!」
 나는 곧 바로, 어렸을 적 할머니가 가르쳐 준 놀이가 기억나서,
 「2가 쏜다!」
 아버지의 손등을 꼬집었다.
 「3이 쏜다!」
 아버지는 또 나의 손등을····.
 나는, 아버지에게 꼬집혀지고 있는 아래 쪽의 손을 움추리며 아버지의 손을 위로부터 꼬집는다.
 「4가 쏜다!」
 「5가 쏜다!」
 「8(벌)이 쏜다 , 부우우우웅!」
 둘이서 까불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나나 아버지도 흥분하여 킥킥 웃었다. 「이것도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일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네가 할테니까 나도 한다 라는 식이지」
 아버지는 웃으면서 말했다.
 「예를 들자면 차도 그렇다. 차는 편리하다. 그러므로 자꾸자꾸 타는 사람이 는다. 그러면 타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
 역시 다른 사람보다 늦는다. 그러므로 탄다. 도로가 늘어난다. 자연은 줄어든다. 그렇지만 차의 덕분에 일의 능률은 오른다. 그 만큼, 자꾸자꾸 문명은 진보한다. 그 속도를 뒤따라가기 위해서 인간은 좀 더 편리한 것을 생각한다. 세상의 움직임은 한층 더 빨라진다. 이것이 바로 단계적인 확대!」
 「아, 그렇구나」하고 내가 말한다.
 「거기서, 그 속도를 뒤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인간은, 윙윙 윙윙, 일벌처럼 다만 일을 한다. 하지만, 벌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의 분명히 다른 점은 어디라고 생각하니?」
 아버지는 나에게 질문을 했다. 1년간 꿀벌로 변신한 작정으로 이야기를 쓰고 있던 나는, 곧바로 대답할 수가 있었다.
 「벌의 세계에는, 돈 같은 것은 없어요」
 아버지는 손뼉을 치며,
 「그래, 정답이다.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인간만이, 자연의 욕망 이상의 욕망을 단계적으로 확대시킨다」
 그리고 아버지는 말했다.
 「그러기 때문에 더욱, 나는 꿀벌로부터 꿀이나 로열젤리를 얻지만, 겨울의 추위나, 천적으로부터 열심히 지켜 주고 우리의 생활에 필요 이상의 것을 결코 얻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나는 이 이야기의 진정한 마지막을 여기서 마치기로 결정했습니다. 꿀벌로 변신한 셈으로 지냈던 지난 1년간은 매우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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