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의 테이블 클로스」
가작  
우에노 게이코(후쿠오카현)
(上野 惠子)


 큰길에 면하고 있는 작고 낡은 집에 가스미는 레몬 카나리아와 살고 있었습니다.
 이제 곧 60살이 됩니다만, 젊었을 때부터 무릎이 아파서 그다지 밖에 나갈 수 없으므로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백화점이나 가게에서 부탁받은 옷이나 앞치마, 여러가지 커버 등에 수를 놓는 것입니다.
 가스미의 자수는 매우 평판이 좋아서 주문이 끊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입에 넣고싶을 정도로 색깔좋은 체리나 금방 따서 좋은 냄새가 나는듯한 장미꽃의 자수에 손님은 물론, 가게 사람도,
 「아, 멋있다.」라고 감탄할 정도이었습니다.
 요즈음은 돋보기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만, 멋진 솜씨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창문옆에 마음에 드는 의자에 앉아 반짝반짝 빛나는 큰 은테 안경을 쓰고 자수를 하고 있는데, 현관 차임이 났습니다.
 항상 오는 백화점 사람입니다.
 가스미는 지난달 주문 받은 런천 매트 30장을 건네주었습니다.
 가게 사람은 한장씩 보면서
 「이 작은새는 진짜와 똑 같군요. 조금씩 표정이 다른것도 좋군요.」
 하고 눈을 크게 떳습니다.
 「우리집 카나리아를 모델로 한 것이에요.」
 「멋있군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른 주문이 있습니다만.」
 가스미는 돋보기를 벗으면서
 「어떤 주문인가요.」
 라고 물었습니다.
 「테이블 클로스 입니다만, 홍차가 마시고 싶어질 것같은 자수를 해달라고 부탁받았습니다. 디자인은 일임하겠다고.」
 가게 사람은 곤란한듯이 말했습니다.
 「홍차가 마시고 싶어지는 테이블 클로스? 그것은 또 어떤분이 부탁한 것입니까?」
 가스미는 아무생각없이 물어보았습니다.
 「네, 이제 곧 결혼할 분으로 결혼 기념으로 하고 싶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수를 놓는 일을 해 왔습니다만 이런 주문은 처음입니다. 항상 정해진 디자인과 이니셜을 수 놓는 경우가 많고, 디자인을 맡긴다는 것은 좀처럼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일임한다고 하는 것은 반대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재미있을 것 같은데.)
 스미는 자기자신도 깜짝 놀랄만한 큰 소리로
 「해 보겠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리라고 생각했지요. 아, 잘되었다, 잘되었다. 그러면 2개월 후에 오겠습니다.」
 가게 사람은 즉시 들뜬 목소리로 변하고, 그 대신에 묵직한 보따리를 두고 돌아갔습니다.
 보따리를 풀러 보았더니 속에는 새하얀 테이블 클로스가 있었습니다. 펼쳐보니 대단히 큰 것입니다.
 「아, 이것은 상품의 삼이 아닌가. 이런 천에 수를 놓는 것은 좀 큰일인데. 자, 홍차가 마시고 싶어지는 테이블 클로스…」
 가스미는 흰 천을 펼친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라면, 어떤 곳에서 마시고 싶을까? 그렇다, 산에서 작은새가 지저귀는 것을 들으면서 라던가, 아 그렇다, 장미꽃이 피는 정원을 바라보면서 라던가, 아~, 바닷가에서 바닷물 냄새를 맡으면서 라던가, 좋을 것 같은데.」
 여러가지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좀처럼 정해지지 않습니다.
 「루루, 어떻게 할까?」
 가스미는 레몬 카나리아 루루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루루는 눈을 반짝일 뿐입니다.
 「누구하고 마시고 싶을까. 친구라던다, 가족하고 라던가.
 그래 어렸을 때, 부근 작은 시내 옆에서 잘 놀았지. 날씨가 좋을 때는 옆집 언니들하고 막 구운 비스킷하고 홍차를 마신적도 있었다. 강 벌판에는 클로버 꽃이 피어있었고, 클로버가 잔뜩 나와있어서 녹색 융단같았다. 작은 시내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고 마음에 드는 원피스를 적셨지.」
 가스미는 함께 갔었던 언니들과 옆집의 키가 큰 미카라고 하는 언니를 상기하였습니다. 나무 그늘에서 낮잠 잤던일, 마음에 들었던 격자무늬 원피스까지 생각났습니다.
 「즐거웠다. 그래, 클로버가 좋겠다. 클로버가 많이 피는, 녹색 융단을 자수해 보자.」
 가스미는 즉시 일을 시작했다.
 햇볕을 쬐어 빛나는듯한 밝은 녹색, 이끼같이 촉촉한 녹색. 여러가지 종류의 녹색 자수실로 클로버 잎을 한장 한장 절성들여 수를 놓아 갔습니다. 그리고 크림색의 가는 리봉을 꺼내어서 클로버 꽃을 놓았습니다.
 한바늘 찌르면 꽃잎 한장이 나붓, 또 한바늘 찌르면 한장이 나붓 되어갔습니다. 가스미는 두근두근하면서 수를 놓았습니다. 그래서 한송이가 되었을 때 꽃이 약간 흔들린 것같았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요.
 주위는 벌써 해질녘이었습니다.
 「아, 열심히 했는데. 오늘은 왜그런지 일에 몰두했는데.」
 스튜를 덥히면서 가스미는 즐거워서 어쩔줄 모릅니다.
 일주일정도 지났을 때 일까요. 가스미는 테이블 클로스 위에서 한마리의 꿀벌을 발견했습니다. 꿀벌은 한참동안 클로버 위를 날고 있다가 클로버 위에 멈춘 것입니다.
 가스미는 쫒아버릴까 했습니다만, 얼마후 없어졌으므로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매일같이 꿀벌이 와서 클로버 위에 앉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약간 두려운 가스미 이었습니다만,
 「이 꿀벌은 진짜 꽃이라고 생각하는가보다.」
라고 생각하면 웃으워졌습니다.
 이상한 것은 가스미가 수를 놓고 있을 때는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꿀벌의 수는 꽃이 늘을수록 많아졌습니다.
 어떤날 가스미의 집에 한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40정도 일까요.
 모자를 쓰고, 같은 갈색의 베스트와 바지 모습입니다. 햇빛에 탄 얼굴을 싱글벙글하면서 말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꿀가게라고 하는, 꿀벌을 사육해서 벌꿀을 채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벌들이 클로버의 꿀을 모아오는군요. 그런데 클로버밭이 있는가 하고 찾았더니 여기로 오고 있는 것입니다.」
 「아, 꿀가게? 기껏 오셨습니다만, 우리집에는 정원도 밭도 없습니다. 무엇인가 잘못 알았겠지요.」
 라고 가스미가 말해도 그 남자는「아니오, 확실히 여기에 오고 있습니다. 틀리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며 양보하지 않습니다.
 가스미는 꿀벌이라고 하면 수 놓은 테이블 클로스 위에 잘 오고 있는 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 테이블 클로스를 보여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래서 가스미는 곧 방으로 안내했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조금전까지 수를 놓고 있던 테이블 클로스는 클로버의 작은 초원이 되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좋은 밭이 있지 않습니까? 꽃도 좋고, 잎도 좋고, 정말 이것이라면 좋은 꿀이 나올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클로버를 살짝 건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꽃이 정말로 약간 흔들린 것입니다.
 「어머나, 웬일이지. 지금 움직였어! 자수인데…」
 가스미는 몇번이나 안경을 썻다 벗었다 하면서 클로버를 살짝 만져보았습니다.
 「저, 꿀벌이 모아온 꿀입니다만, 이것이 또, 특상으로 좋은 벌꿀이랍니다. 어떻습니까? 맛보지 않겠습니까?」
 꿀가게 사람은 얼른 갖고 온 봉지에서 작은 병을 꺼냈습니다. 그 속에는 금색으로 빛나는 벌꿀이 출렁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훌륭한 맛입니다. 단맛이나 색이나 향기가 좋은, 이같은 벌꿀은 좀처럼 얻을 수 없습니다. 자.」
 가스미는 내밀어준 스푼 가득한 벌꿀을 두려워 하면서 맛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벌꿀일까요. 전체로 퍼져가는 향기에 쌓여 마치 클로버 밭속에 있는듯한 기분입니다.
 그 밭으로부터 불러들이는 것처럼 벌가게 사람은 작은 병 뚜껑을 닫으면서 조용하게 말했습니다.
 「지금 당신이 맛본 한스푼의 벌꿀은 꿀벌 한마리가 일생을 바쳐 모은 꿀입니다.」
 이 말을 듣고 가스미는 꿀꺽하고 침을 삼켰습니다.
 (일생동안 일해서 모은 벌꿀….)
 한마리의 꿀벌의 생명을 받은 것같이 가스미 마음은 무거워졌습니다.
 꿀가게 사람은 가스미의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이 벌꿀, 환상의 벌꿀로서 팔아도 좋습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네, 좋습니다.」
 가스미가 대답하였더니 꿀가게 사람은
 「최근에는 아주 꽃밭이 적어져 좋은 벌꿀이 없어서 곤란했습니다. 이것으로 또 열심히 일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벌꿀을 채집하는 답례로 돈이 들어있는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다음 페이지로
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