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가게 사람이 돌아간 후, 가스미는 몇번이나 목을 갸웃하면서
「정말로 저 꿀벌들, 꿀을 빨고 있는 것일까?」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러나 작은 초원은 지금은 이미 자수한 테이블 클로스로 돌아왔으므로.
다음날부터 또 가스미는 수를 계속 놓았습니다. 어쨓튼 큰 테이블 클로스이었으므로, 많이 자수한 것같아도 정말 조금입니다. 열심히 수를 놓고 있으면 정말로 클로버의 초원에 앉아 있는 것같아져, 불쑥 얼굴을 들어보기도 합니다.
「조금 피곤한가?」
수를 놓는 것을 좋아하는 가스미도 때때로 어깨가 아파지기도 하고, 눈이 침침해 집니다. 그런때는 그 벌꿀을 듬뿍 넣은 홍차를 마시면 몸의 피로가 없어져 버립니다.
그리고 기분도 산뜻해져서 가스미는 쉬지않고 수를 계속해서 놓았습니다.
「왜 그런지 나는 일벌같구나.」
가스미는 픽 웃었습니다.
그러나 약간 무리를 하였을까요.
어느날 마지막 벌꿀을 넣은 홍차를 마시고 한숨을 쉬었을 때 머리가 어찔어찔해져서 테이블 클로스 위에 쓰러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지났을까요.
볼에 닿는 바람은 달콤한 냄새를 듬뿍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주변 일면이 클로버의 녹색 융단이었습니다.
「이봐, 일어나요.」
선뜻하고 부드러운 클로버 잎이 깨워줘서 겨우 주위가 확실히 보였습니다.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지?」
「수를 놓고 있었지. 당신일은 수를 놓는거잖아.」
라고 클로버가 속삭였습니다.
「자, 더 꽃을 늘려줘
더 꽃을 만들어줘
많은 벌꿀을 채집하기 위해
맛있는 벌꿀을 만들기 위해」
이번에는 더 많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나는 수를 놓고 있었단다.」
문득 쳐다보니 자신의 스커트위에 펼쳐진 테이블 클로스는 그대로 계속되어 녹색 초원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때 한마리의 큰 벌이 가스미한테로 왔습니다.
「가스미씨,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여왕벌입니다. 당신 덕택으로 일면 클로버 초원이 되었습니다. 이만큼 꽃이 있으면 우리들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여기에 있어 주십시오.」
확실히 벌이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여기에 라고?」
「네, 여기는 자수의 나라입니다. 이 테이블 클로스에, 가스미씨, 당신의 수를 놓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계속 살 수 있게 됩니다.」
가스미는 입을 떡하고 벌린채로 있었습니다.
「여기는 항상 봄. 영원히 봄입니다. 바람이 기분 좋습니다. 자, 서 보십시오.」
여왕벌에게 듣고 가스미는 흔들흔들 일어서 보았더니 많은 꿀벌들이 나타나 오라고 하는 것처럼 가스미를 유혹하였습니다.
한발작 나서보니, 발은 가볍게 앞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발뒤에 닿는 부드러운 클로버 잎은 왜이렇게 기분 좋을까.
「아, 정말. 몸이 가벼워진것 같아. 무릎도, 전혀 아프지 않는데!」
그대로 점점 더 걸어서 작은 시내 옆에까지 가서 살짝 시내물을 퍼 보았습니다.
여왕벌이 말했습니다.
「봄의 초원은 좋지요. 여기에서는 날씨 걱정도, 나이 먹는 걱정도 없습니다. 돋보기도 필요없습니다.」
「그렇군. 여기에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가스미는 발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기쁘기만 하였습니다. 초원을 걸어 돌아다니거나, 피곤하면 클로버 위에서 잠을 자거나, 어린이같이 까불었습니다.
그리고 전화소리나 자동차 소리에도 방해받지 않고 마음대로 수를 놓았습니다.
희귀한 꽃을 발견하기도 하고, 나무그늘에서 책을 읽기도 하는 시간은 정말로 멋있습니다. 조용하고 온화한 시간은 천천히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10일째 저녁때가 되어서, 루루와 같은 저녁놀 진 하늘을 보았을 때 가스미는 갑자기 집에 돌아가고 싶어졌습니다.
「루루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문득 루루의 소리가 들린 것 같았습니다.
떠들썩한 텔레비전 소리와 자동차 소리, 저쪽편 케이크집의 파란 네온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비를 맞고 피는 자양화와 찬바람 속에서 참고 봄을 기다리는 목련이 갑자기 보고 싶어졌습니다.
날이 갈수록 가스미는 수를 놓으면서 한숨을 쉬었습니다.
자수 바늘에 다아서 반짝반짝 반사하는 봄빛이 가스미 마음을 콕콕 찔렀습니다.
어느날 저녁 드디어 바늘을 잡은 손이 딱 멈추었습니다.
「봄 만이 아니라도 좋아.」
그렇게 불쑥 말했을 때, 언젠가의 여왕벌이 날개소리도 없이 가만히 클로버 위에 멈추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스미씨, 당신의 모습, 수를 놓지 않았군요. 그리고 돌아가고 싶어졌지요?」
「나는 알았어요. 겨울이 있으니까 봄이 즐거운 것입니다.
그리고 저 테이블 클로스는 부탁받은 것이니까요. 끝마무리를 해서 전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지요.」
여왕벌은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어느틈에 저녁놀 진 하늘은 제비꽃처럼 물들었습니다.
가스미는 제비꽃색처럼 물든 얼굴을 위로 올려
「그러나 나는 앞으로도 많은 꽃을 수 놓을꺼야. 맛있는 꿀을 빨 수 있도록.」
그렇게 말하고 여왕벌을 바라 보았습니다.
날이 저물어 주위는 갑자기 컴컴해졌습니다. 아니, 컴컴한 것은 여느때와 같은 가스미의 방이었습니다.
밖은 비가 오고 있는 것이겠지요. 비의 냄새가 약간 납니다.
「덧문을 닫아야지!」
그렇게 말하고 문옆으로 가려고 했을 때 무릎이 움찔 아팠습니다.
「아, 돌아왔구나.」
그래도 가스미는 왜그런지 안심하여 덧문도 닫지않고 비소리를 언제까지나 듣고 있었습니다.
시계가 천천히 8시를 알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테이블 클로스의 초원은 꽤 넓어진 것같습니다.
「나는 자수의 나라에서 일을 많이 했나보다. 이제 곧 완성이야.」
가스미는 바늘을 들고 창문옆 의자에 앉아서 끝맺음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혼, 축하합니다.」
라고 중얼거리며, 귀퉁이에 네잎짜리 클로버를 수 놓았습니다.
그리고 백화점 사람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홍차가 마시고 싶어지는 테이블 클로스, 다 되었습니다. 꼭 마음에 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음 일입니다만, 민들레 커튼은 어떨까요. 봄 커튼으로 팔리지 않겠습니까?」
수화기를 들은 가스미의 목소리가 여느때보다 명랑하게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