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꿀벌 이야기」

가작

이즈미 다마키꼬(효고현) 작



  7 일

 그리고, 나의 바쁜 매일이 시작했다.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우선 지하 이층의 육아방로 내려 간다. 그리고, 우리들이 나와 버려 텅 비게 된 벌집을 청소한다. 나는 꿀벌의 벌집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Q방의 동료가 하는대로 일했다.
 넓은 육아방에는 다른 층, 다른 방으로부터 온 일벌도 많이 나와 모두 일제히 일하고 또 일했다. 아무도 거의 입을 열지 않는다. 식사의 시간은 물론 정해져 있지 않는다. 그렇지만 배가 고프면 마음대로 꿀창고에 가면 되는 것 같았다.
 ───빨리 꿀창고에 가고 싶구나.
 배가 몹시 고픈 나는 일하면서 달콤한 꿀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위로 갈까요?」
 바로 옆에 있던 Q방의 꿀벌이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아, 예.」
 나는 너무도 기뻐서 우물거렸다.
 상대방 벌은, 먼저 일어나 꿀창고로 가는 계단을 올라 간다. 다른 동료도 몇마리인가 뒤따라 온다.
 그런데 꿀창고에 들어가도 아무도 꿀을 먹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또 비어진 꿀단지용의 벌집을 부지런히 청소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
 나에게는 또 인간의 마음이 눈을 떠, 목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한 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렇게 해서 이틀간, 너무 바빴기 때문에, 점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삼일째의 아침, 또 동료와 함께 Q방을 나왔다.
 O로부터도, P로부터도, R로부터도, 슬슬 기어나오는 꿀벌들로 3층의 복도는 가득찼다. 위층에서 내려오는 벌들로 6개의 사다리도 만원이다. 이래도 지금은 일벌이 적은 편이라니 좀처럼 믿을 수 없었다.
 나는 당분간, Q방의 문의 그늘에 서서 모두가 내려가 버리기를 기다렸다.
 별로 게으름을 피울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일에 빠져 버리면, 또 그렇게 바쁜 시간 밖에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아직 확인해본 적이 없는 7층을 한 번 봐두리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곧 일하러 갈거니까, 잠깐만이야.」 
 나는 자신에게 변명을 하며 일벌들이 내려 버린 사다리를 올라갔다.
 7층의 복도는, 창이 작기 때문인지 매우 어둑했다.
 나는, 한가운데의 육각형의 방의 밖을 살그머니 한바퀴 돌았다.
 그러자 뒤에서 갑자기 굵고 낮은 이야기소리.
 조심조심 돌아보니 눈깔보 꿀벌이 몇마리 사다리로부터 복도로 나타났다.
 숫벌이었다. 몸의 크기는 일벌의 두배 정도.
 오싹하고, 당황해서 어디엔가 숨으려고 했지만, 적당한 장소를 찾을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어두컴컴한 복도의 벽과 바닥 사이의 이음매에 길게 달라붙었다.
 숫벌들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나의 바로 옆을 지나 간다. 그리고 쾅 문소리를 내면서 방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내가 작은 꿀벌이 되어 버렸기 때문일까. 숫벌이 이렇게 징그럽다고는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역시 혼자서 아니 한 마리의 일벌로 숫벌의 방을 들여다 보는 것은 그만 두기로 했다.
 나는 늦어진 일터에 가려고, 서둘러 바로 가까운 사다리까지 달렸다.

 일터에 내려가니 많은 일벌들이 각각의 부서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있었다.
 이번 일은, 알에서 깨어나 삼일이 지난 큰 유충 돌보기다.
 나는 Q방의 동료를 찾아 슬쩍 일에 끼어 들었다.
 그렇지만 꿀벌이란 이상하다. 이렇게 늦게 와도, 나를 나무랄려고도 하지 않고 모두 묵묵히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이렇다면 게으름 피우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게으름을 피울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자 이상하게도 조금이지만 딴 짓을 했던 자신이 심히 부끄럽게 여겨졌다. 자, 일하자 하고 열심히 일하려는 기분이 치솟아 올랐다.
 나는, 모두의 흉내를 내, 꿀창고로 갔다.
 충분히 꿀이나 화분을 먹어 와, 그것을 큰 유충이 있는 둥우리 안에는 내뱉어 준다. 그 때에는, 나의 몸안에서 저절로 유충의 먹이가 되는 밀크 같은 것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육아방의 일벌 중에서는 번데기로 되기 시작한 유충을 찾아내 자신의 몸으로부터 밀랍을 내어 둥지에 뚜껑을 덮는 것, 작은 유충 돌보기만 하는 것, 또, 어제까지 내가 하고 있던 것처럼 비워진 둥지 청소를 하는 것 등 가지가지다.
 꿀벌이 되고 나서 매일 달라지는 몸에 맞추어 일의 역할도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이 정도의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경험해 보니 신기해서 나도 모르게 한눈을 팔아 버린다.
 그렇지만 꿀벌은 온통 일하는 것 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다. 너무 모두가 잘도 일하므로 저녁에는 거의 일이 없어져 버려도 육아방의 벌들은 역시 부산하다. 뭐든지, 어디선가 일을 찾아내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엿새째, 작은 유충을 돌보는 날이 왔다.
 그렇지만 이 일은, 빈 둥지만 많아서, 돌봐줄 유충이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 일이 적기 때문에 부지런한 동료에게 뒤쳐져서 나는 다만 육아방과 꿀창고 사이를 우왕좌왕할 뿐.
「어째서 이렇게, 유충이 없는거야?」
 근처에 있던 Q방의 동료에게 물어봐도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 일벌은 모두 여자애뿐인데도 거의 수다를 떨지 않는 것이다. 「나는 꿀창고로부터 꿀을 마시고 왔지만 뱉어내줄 둥지가 없어서 곤란해 있자,
 「욱」
 목의 안쪽으로부터 묘한 냄새가 나는 것이 넘어 왔다.
 ───아, 이것은 로열젤리!
 어쩔 수 없이 나는 입에 쌓인 것을 꿀꺽 삼켰다.
 태어난 직후의 꿀벌은 모두 이것을 조금씩 받게 되지만 특별히 크게 만들어진 둥지 안에서, 이 로열젤리만을 먹은 유충만이 여왕벌이 된다. 일벌도 여왕벌도 알은 모두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어째서 이렇게 빈 둥지가 많을까.
 한 번 더 생각한 나는 그 때 아 참 하고 깨달았다.
 새로운 여왕님은, 지금 결혼 준비중. 그러므로 아직 알을 낳을 수 없다.
 ───이것은 큰 일이다 !
 동시에 나에게도 꿀벌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래서야, 성의 꿀벌은 며칠이나 늘어나지 못한채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나의 몸도 성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도 없는데 부산하게, 또 부산하게.
 그 날은 저녁까지 동료와 함께 육아방이나 꿀창고를 돌아다니며 지냈던 것이다.





  8 비행 연습의 날

 내근 벌의 생활도 간신히 1주일 째를 맞이했다. 우리들처럼 성 안에서만 일하고 있는 꿀벌을 내근 벌이라고 한다. Q의 1처럼 밖에서 일하는 벌은 외근 벌.
 그렇지만 오늘은 태어나 1주일 째의 내근 벌이 성의 밖에 나와 비행 연습을 하는 날이다.
 내가 여기에 온 날, 몸의 껍질을 비비고 있던 Q방의 동료들은,
신기하게도 아침부터 다들 모여 수다를 떨고 있다. 아직 본 적이 없는 성의 밖으로 나오는 것이 기쁨에 틀림없다.
 나는 밖의 일이라면 잘 알고 있지만, 역시 밖에 나오는 것은 두근두근한다. 게다가 오늘 Q방의 리더는 Q의 1이었다.
 태양이 높이 오른 밝은 시각, 우리들은 성 앞의 초원에 모였다.
 「우와, 눈부시다!」
 내가 처음 꿀벌이 된 날보다도 햇살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초원에는 각 방의 리더에 뒤따르던 내근 벌이 차례로 모여 들었다. 모두가 모였을때 대충 세어 보니 대략 3백마리 이상.
 「자, 모두들, 머리를 성 쪽으로 향하고 일제히 날아 올라 봐요. 그리고 성의 위치를 기억하면 자유롭게 비행 연습을 계속해 주세요.」
 Q의 1이, Q방의 우리에게 말했다.
 이쪽저쪽에서 리더들이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준비!」
 어디선가 응원소리가 들린다.
 「출발!」
 부루루 부루루
 푸루루 푸루루
 대단한 날갯소리를 내며 우리는 날아 올랐다.
 모두가 일제히 성 쪽으로 머리를 향해 일주하자,
 「이번은 태양을 향해, 직진 준비!」
 아래로부터의 소리에 모두는 높이 높이 날아 올랐다.
 나도 하늘 높이까지 올라 자유롭게 비행 연습을 하고 있자니 뒤에서 큰 날갯소리가 났다. 
 부웅 부웅
 되돌아 보니 눈깔보 숫벌이 집결해 뒤쫓아 온다.
 「끼악」
 무심결에 외친 나는 어느새 아래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의 외치는 큰 목소리에 놀란 주위의 꿀벌도 함께 떨어져 내렸지만, 도중에 날개를 잘 떨어 다시 날아 올랐다.
 그렇지만 나는 드디어 초원에 추락해 버렸다.

 Q의 1이 달려 왔다.
 「왜요, 당신은 나는 것이 처음이 아닌데.」
 「숫벌이 뒤쫓아 와서····」
 「바보로군, 숫벌은 당신을 뒤쫓거나 하지 않아요.」
 「네.」
 「숫벌은 모여서 결혼식에 나갔어.」
 Q의 1은 저쪽에 있는 외근 벌들이 눈치채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이야기하고 나서, 떨어졌을 때 흐트러진 나의 날개를 고쳐 주었다.
 그 때, 성의 탑 위에서 떠들썩한 종이 울려 퍼졌다.
 「아, 여왕님!」
 「여왕님, 축하합니다.」
 「여왕님!」
 「여왕님!」
 「축하합니다.」
 저쪽에 있던 외근 벌들이 탑을 올려보며 제각기 기쁨의 소리를 지르고 있다.
 「드디어 결혼이군요.」
 「예, 이것으로 우리의 성도 안심이야.」
 「이제부터 바빠져요.」
 외근 벌들은, 기쁜 듯이 말을 서로 주고 받고 있다.
 성의 탑의 꼭대기에서는 푸른 연꽃의 장식이 쫙 열려 안으로부터 여왕벌이 힘차게 날아 올랐다.
 수정과 같이 예쁜 날개에 태양의 빛을 가득 받아 여왕벌은 하늘 높이 올라 간다.
 「우와.」
 나도 완전히 감격해,
 「여왕님····」
 축하합니다라고 외치자 Q의 1이 눈을 흘겼다.
 「당신은 아직 그런 것을 말하지 않는거야.」
 「어째서?」
 「진정한 꿀벌이라면 그 정도의 것은 묻지 않아도 알지만.」
 「····?」
 「자 어서, 한번 더 날아와요.」
 그렇지만 여왕벌의 뒤로 아무도 잇따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나는 또 Q의 1에 물었다.
 「어째서 여왕님은 혼자서 가나요? 수행원의 벌들은?」
 「여왕님의 결혼은요 하늘의 어디에선가 조용히 하셔요. 조금 전 날아간 숫벌 중의 누군가와요.」
 「예? 누군가와? 그러면 다른 숫벌은 어떻게 되나요?」
 그러자 Q의 1은 갑자기 기분이 나빠져,
 「당신, 오늘은 무슨 날!?」
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저쪽에 있던 몇 마리의 외근 벌이 이상한 얼굴로 우리를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당황하여,
 「비, 비행 연습의 날입니다.」
 「그럼 곧바로 준비!」
 Q의 1은 저쪽의 모두가 들리도록 크게 말했다.
 나는 바로 날개에 엔진을 걸어 다시 성의 주위의 초원으로부터 날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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