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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분봉
어쩔 수 없이 꿀벌의 성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바쁜 일벌의 생활을 계속하게 되었다.
결혼식을 끝내고 난 여왕님은 매일 유리의 엘리베이터로 육아방에 내려 와 쉬지 않고 알을 낳는다. 여왕님의 주위에는 A방, B방의 수행벌이 여럿이 둘러싸고 있고 로열젤리의 맛좋은 음식을 입으로 건내 먹인다.
내가 내근 벌이었던 무렵 철야로 만든 그 둥지로부터는 여왕님이 낳은 알이 차례차례 깨어난다. 아무리 일벌이 들판에서 죽어가도 우리의 Q방은 새로운 동료로 만원. 성 안에는 어디를 가도 여기저기 꿀벌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듯 했다.
그렇게 해서 나도 어느덧 새롭게 태어난 일벌을 성의 밖에 데리고 나가는 날이 왔다. 언제까지나 Q의 1이나 집 걱정으로 훌쩍훌쩍 하며 지낼 수는 없다. 게다가 이런 분주함 속에서, 자신이 언젠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도 어느새 생각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나는 태어난지 1주일 째의 내근벌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첫 비행 연습에 들떠있는 Q방의 벌들은 몹시 서투른 날갯짓으로 하늘을 향해 날아 갔다.
「어머나, 날씨가 흐려졌어요.」
다른 방의 리더가 나에게 말했다.
리더들은 모두 어둑해진 하늘을 올려다보며 연습중의 내근 벌들에게 내려 오라는 신호를 보낸다.
젖는 것이 아주 싫은 우리는 내리기 시작한 비에 당황하여 일제히 성 안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꽤 피곤했으므로 한 입만 꿀을 먹고 오려고 넓은 방으로부터 계단으로 향했다.
그리고 꿀창고의 입구에서, 아래의 육아방의 소동을 눈치 채고 멈춰 섰다.
조용히 한층 더, 계단을 내린다.
살펴보니 언제나는 수행벌에 둘러싸여, 조용하게 산란을 계속하고 있는 여왕님이, 넓은 육아방의 저쪽 벽에 혼자서 서 있다. 숫벌에게도 지지 않는 무서운 눈초리로 허공을 노려보고 있다. 대부분의 수행벌은 조금 떨어진 데로부터 모두 여왕님을 응시하고 있다.
나도 놀라 우두커니 서 있으려니,
「꺅!」
갑자기 외치는 여왕님의 목소리.
그리고 여왕벌을 기르기 위한 특별한 큰 둥지 안에, 여왕님은 힘차게 머리를 찧어댄다.
「꺅」
안으로부터도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아····」
「여왕님의 싸움.」
「큰일 났네.」
위의 꿀창고에서 내려온 일벌 몇마리도 내 뒤에 줄서서 작은 소리로 속삭이고 있다.
「꺅!」
우리의 여왕님이 또 외치는 목소리.
큰 둥지로부터 끌려나온 신여왕벌은 금새 엉망으로 깨물려 죽어버렸다. 번데기로부터 태어난 그 순간에 우리의 여왕님이 찾아내었던 것이다. 여왕님은 성 안에 또 한 마리의 여왕벌이 태어나면 곧 바로 성을 양보하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규정으로 되어 있다. 그렇지만, 모처럼 많은 알을 낳은 보중한 성을 나가고 싶은 여왕벌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필사적으로, 태어나는 신여왕을 깨물어 죽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여왕벌용의 특별히 큰 둥지에다 자신의 알을 출산하는가. 일벌도 큰 둥지안에 로열젤리만 자꾸 넣으면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인데?
나에게는 뭐가 뭔지 몰랐다.
모든 것이 끝나 버리자 여왕님은 축 쳐져서 그 자리에 웅크려 버렸다.
수행벌들은 태연한 얼굴로 그 사이에 죽은 신여왕의 시체를 정리하고 흩어진 둥지의 부스러기들을 청소한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역시 인간의 마음이 남아 있는 듯 너무 큰 쇼크로 꿀을 먹으러 온 것도 잊어 버렸다. 가슴이 두근거려 숨을 고르는 일도 겨우 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육아방에서 또 새로운 여왕벌이 태어났다. 이번에는 여왕님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완전히 둥지로부터 나와 버렸으므로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신여왕이 태어나고 나서 3일째의 일이었다.
일벌의 방에서 방으로「외출 금지」의 전언이 돌아 왔다. 아침부터 밝은 태양이 빛나, 꿀을 모으는데 이렇게 좋은 날은 없다고 하는데도 문지기는 무거운 문을 닫아 버렸다.
우리는 각각의 방에 두문불출하고 있었지만, 이윽고 차례차례 돌아 오는 전언으로, 1층의 넓은 방으로 모이게 되었다.
천마리, 2천마리.
5천, 1만, 2만마리.
모여 온 꿀벌들로 넓은 방은 가득 만원이다. 보니까 눈깔보 숫벌까지가 한 곳에 모여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 한가운데의 유리기둥 가운데를 여왕님의 엘리베이터가 내려 왔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조용하게 열리자 수행벌에 둘러싸인 여왕님의 몸의 상반신이 분명히 보였다.
수행벌에 둘러싸이면서, 유리너머로 큰 방 가득한 벌들을 둘러보며 여왕님이
「분봉회의를 시작합니다.」
아름답게 울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 새로운 여왕이 태어났습니다. 유감스럽지만, 나는 이 성을 신여왕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여왕님의 엄숙한 얼굴에 나는 숨을 죽이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짧은 동안이었습니다만 나는 이 성의 번영을 위해 힘껏 일해왔습니다. 이 성의 일벌들의 온순함과 근면함은 나의 보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로운 성을 찾아,
나는 여기를 떠나지 않으면 안됩니다.」
넓은 방은 죽은 듯 조용해지고는 있다.
「거기서, 여러분 ! 나와 함께 성을 나갈 분들은 지금 바로 결심을 해 주세요. 바로 지금 결심해야 합니다.」
만원의 큰 방에 희미한 웅성거림이 일어났다.
당분간 사이를 두고 여왕님은 다시 한 번 아름다운 목소리로 주위를 흔들었다.
「나와 함께 따라올 분들은, 성의 정상에 태양이 오를 때, 가질 수 있을만큼의 꿀을 가지고 정면의 초원에 모여 주세요. 이상으로 분봉회의를 마칩니다.」
여왕님이 입을 다물자 유리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힌다. 그리고, 투명하게 빛나는 유리기둥 가운데를 위로 올라갔다.
이런 식은 전혀 회의라고도 할 수 없다. 이건 명령이다.
───그렇지만 한번 따라가 볼까.
나는 일순 그렇게 생각했다. 새로운 성을 찾아내는 일을 여왕님과 함께 경험 해 보고 싶다.
───그렇지만······.
분봉에도 매우 흥미가 있었지만 거듭 생각한 끝에, 여기에 머물러, 남은 이야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당분간은 성 안은 대단히 들썩법썩하였다. 꿀벌들은 와글와글 돌아다니고 어느 사다리도, 오르거나 내리거나하는 벌로 가득하다.
나는 조금 전의 여왕님의 말로부터,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 꿀창고에 가 보았다.
넓은 방으로부터의 계단을, 돌아다니는 벌들을 헤치면서 내려가보니, ---우와, 이게 왠 일일까?
여기는 역시 꿀을 들이마시는 벌로 가득했다. ---그렇게 들이마시면 아, 없어져버리지나 않을까!
성에 남기로 결심한 나는 차례차례 꿀을 들이마셔 계단을 올라 가는 꿀벌에, 더듬이를 흔들어 불만의 기분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모두 바쁜 듯이 나의 불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그리고 주위의 웅성거림이 겨우 가라앉았다고 생각하자 성의 정상에 벌써 태양이 오르고 있었다.
나는 백마리도 안되는 동료와 함께, Q방이 있는 3층의 복도에 모였다. 모두는 말없이 창을 서로 양보하며 번갈아 밖을 보았다.
초원에는 여왕님을 중심으로 해 까맣게 보일 정도로 많은 꿀벌이 모여 있다.
───어, 이렇게 다들 가버리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지.
안가기로 결정한 나는 어쩐지 비참한 기분이 되어 버렸다.
───Q방에 남는 것이 여기에 있는 동료들뿐이라면····?
그 때 초원의 벌들은 부웅부웅 큰 날개소리를 내며 일제히 날아 올랐다. 여왕님을 선두로 마치, 거대한 포도송이 같았다.
나는 집의 벌집 상자로부터 날아 오르던, 꿀벌의 분봉을 몇번인가 봐 알고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벌의 무리가 나뭇가지에 잘 매달리기를 기다려, 큰 포충 그물에 잡아 넣어 새로운 벌집 상자로 옮긴다. 그렇게 해서 꿀벌의 벌집 상자가 하나 더 느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은 꿀벌. 무사 태평한 기분으로 이런 것을 보고 있을 수 없다. 우선은 신경이 쓰이는 꿀창고를 한 번 더 가보려고 3층으로부터 사다리를 뛰어 내렸다.
그렇게 만원이었던 넓은 방에는 빈털털이가 된 것처럼 축 늘어져 있는 일벌이 띄엄띄엄 있었고. 꿀창고의 꿀은 거의 비어 있었다.
나는 당황했다.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없다.
「자, 지금 바로 꿀을 모으러 갑시다.」
무심결에 선배티를 내며 넓은 방의 빈털털이들을 부르며 돌아 다녔다.
2층, 3층, 4층 성 안의 벌을 권유하러 돌아 다녔지만, 어느 층도 텅 비어 있어 마음이 허전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잠시 후에 상당 수의 외근 벌이 초원에 모여 들었다.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감꽃 꿀을 모읍시다. 아마 아직 클로버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힘내 주세요!」
나는 역시 이제 일벌 중의 고참. 모두들 순순히 따라 주었다.
나는 많은 일벌들을 뒤로 거늘고 꽃의 꿀을 찾아 날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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