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야마에 빠른 겨울이 찾아왔다.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눈이 매일같이 쌓여 있었다. 여기와서 나는 벌써 3킬로그램이나 살이 쪘다. 할머니의 밥은 지금까지 먹어본적이 없는 것 뿐이었다. 그 중에서도 칠엽수떡이라는 나무열매를 불에 끓여 떫은 맛을 빼내고 가루로 해서 만든 간식을 나는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할머니와 함께 동글게 만들어 밭에서 나온 팥으로 팥고물을 만들어 발라서 먹었다. 저 딱딱한 열매가 떡같은 감촉의 간식이 된다. 어떤 케이크보다도 맛있었다. 그 외에도 몸에 좋다고 들으면 두사람은 이것 저것 도전해 주었다. 약대신이다, 하면서 할머니는 무슨잎으로 차를 만들었다. 목욕탕에는 할아버지가 발명한 약용쑥을 넣었다.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왕진겸 나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나를 들여다 보고 절규머신을 탄 것처럼 야단스럽게 떠들고 있었다. 확실히 내 몸에서 그 엄청난 가려움이 없어졌다. 천식의 발작도 아직 한번도 없다. 요코하마에서는 항상 미열이 있었고, 하루종일 몸이 나근했다. 미야마에서는 닭소리에 눈이 떠진다. 우물 물로 얼굴을 씻으면 산뜻해진다. 현관에 쌓인 눈치우는 것을 조금 거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분교에는 아직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5학년은 전부 8명이라고 한다. 또 싫어하면 하고 생각하면 가슴 속이 답답해진다. 아이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할까, 말이 서투른 나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때때로 할머니를 도와주고 산기슭에서 흘러 내려오는 강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어느틈엔가 밤이 되어버린다. 손을 뻗으면 달 것 같은 선명한 별하늘이 칠엽수 바로 옆까지 내려와 있었다.
눈이 녹은 물로 시내물의 물이 갑자기 늘었다. 그 강의 수면에 햇빛을 느낀 점심무렵 남자아이를 태운 작은 트럭이 울퉁불퉁한 외딴길을 올라와 이쪽으로 왔다. 이곳보다 깊숙히는 집이 없다.
가슴이 뛰었다. 당황해서 방으로 도망가 커튼을 닫았다. 2층 창문으로, 내려온 남자아이를 들키지 않게 살짝 보았다.
(멋있는데, 누굴까…)
그 아이의 아버지같은 사람이 익숙한 솜씨로 트럭에서 짐을 내려 별채로 운반해 간다. 즐거운듯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거들기 시작했다. 남자아이는 어디지? 이제 창문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할머니가 빨리 나를 불러줄 것을 두근두근하면서 기다렸지만 전혀 부르지 않아서 살금살금 밑으로 내려갔다.
뒷뜰에 멈춘 작은 트럭에는 많은 나무상자가 쌓여 있었다. 기분 나쁜 소리와 반대로 달콤한 향내가 났다. 무엇일까, 가까이 가보고 싶은듯한 두려운듯한, 역시 별채를 엿볼까, 되돌아 선 그곳에 나를 들여다 보는듯이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너, 누구야?」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안채로 뛰어 들어갔다. 너는 누구야, 마음속으로는 말 할 수 있는데,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그날밤, 할머니가 말하기 어려운듯이 설명해 주었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에 찾아온단다. 6월정도까지 일까, 우리집에서 머물 곳을 준비해 준단다」
「양봉가란다. 처음으로 듣는가? 뒤 칠엽수에서 칠엽수꿀을 모은단다. 전국에서 이렇게 좋은 꿀을 채집할 수 있는 장소는 없다고 한단다. 우리나무는 수령 몇백년이니까」
약간 자랑스러운듯한 할아버지.
「칠엽수꿀이라니? 칠엽수 나무의 꿀?」
「응, 그건 맛이 좋단다! 구라코도 마음에 뜰꺼다. 나도 꿀을 채집할 때는 거들고, 답례로 받아서 즐기고 있단다.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야, 나는 미야마의 마을향상이라고 생각하는거야. 전국에 칠엽수꿀을 알리고 싶단다」
「그렇지만 구라코가 싫다고 하면 다른 곳으로 가도록 해도 좋단다, 할아버지, 그렇지요?」
「그럼, 좋단다. 그래도 구라코와 비슷한 나이의 아이도 있어서 함께 분교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싫다면 무리하지 않아도 되니까… 꽤 좋은 아이고, 그리고 또..」
마지막에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두사람 다 양봉가의 방문을 매년 즐겁게 기다리고 있다는 것, 칠엽수꿀을 매우 좋아하고 있다는 것, 나에게 마음쓰고 있다는 것도 잘 알았다. 남자아이는 2년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부터 부자 둘이서 오게 되었다고 한다. 벌꿀을 모으면서 전국을 북쪽으로 이동한다고 하는, 처음으로 듣는 직업이었다. 남자아이에 대해서도 매우 알고 싶었지만 일부러 퉁명스럽게 말했다.
「나는 함께 분교에 안갈꺼야. 그러나 그 사람들이 있는 것은 상관없어요. 관계없으니까. 그리고 칠엽수꿀에도 흥미있고」
「그래, 좋다고. 학교는 아직, 급할 것 없으니까」
둘은 서로 얼굴을 보면서 안심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