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비」 가작 다카미 유카리(高見 유카리)(도쿄도) 작



 「그럼, 6시에 『라 메르』에서」
 현관을 나갈때 아빠는 끈질길정도로 다짐을 주었다.
 「약속하고 있으니까 늦지않게 해」
 「알고있어」
 학원이 끝나는 것이 5시. 아빠가 말한 가게는 이웃마을이니까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 지각하지 않을텐데.
 「그렇게 그 사람한테 미움받기 싫어?」
 「응, 아, 그럼」
 짖궂은 마음으로 말했는데 나는 오히려 침울해졌다.
 「그럼 저녁때」
 빠른걸음으로 역으로 향하는 아빠한테 손을 흔들고 나는 뒤로 돌아서서 온길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런날에 학교에 갈 수 없어」
 나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어 살짝 집안에 들어갔다.
 「다녀왔습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의식중에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어서돌아와」
 누군가가 대답하지 않는가.
 「아」
 놀래서 넘어질뻔한 내앞에 리빙에서 불쑥 엄마가 얼굴을 내밀었다.
 「어머나, 미노리잖아. 뭐하고 있니, 잊어버린것 있어?」
 이혼하고 나서도 아빠와 엄마는 상대방 집의 열쇠를 갖고 있어서,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다.
 「나, 나는 사보타주」
 나는 엄마가 뭐라고 하기전에 계속해서 말했다.
 「이런날 학교에 가도 아무것도 하기 싫은걸」
 「그렇지, 할 수 없네」
 엄마는 눈을 동그랗게 떠 보였지만 학교에 가라고는 하지 않았다.
 「엄마는… 왜?」
 「음, 아빠가 결심한 것 같아서, 나도 마음의 정리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고」
 엄마는 그렇게 말하고 집안을 둘러보았다.
 「낡아졌구나, 여기도. 너도 컸고, 언제까지나 우물쭈물 생각해선 안되겠지」
 「엄마… 그건」
 헤어지러 왔단다. 나는 슬퍼서 가슴이 터질것 같았다. 아빠가 새 부인을 얻으니까, 엄마는 혼자서 헤어지러 온 것에 틀림없다.
 「나 엄마하고 살래!」
 나는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아빠는 새 부인이 있으니까 괜찮지만, 엄마는 혼자서 쓸쓸하잖아」
 그리고….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새엄마는 필요없어. 내엄마는 엄마뿐이야)
 주르르 눈물이 나온다. 엄마는 깜짝놀란 것처럼 나를 바라보고, 그리고 곤란한 것처럼 미소지었다.
 「미노리가 그렇게 폭발하는 것은 오랫만인데」
 「응?」
 「작을때는 제멋대로이어서 자기가 하고싶은 것이나 생각한 것, 참지않고 무엇이나 말했는데, 우리들이 이혼하고 나서는 전혀 말하지 않았어」
 엄마는 나를 소파에 앉히고 자기도 옆에 앉았다.
 「정말은 참고 있었던 것이지. 미노리는 상냥해서 아빠에게도 나한테도 말하지 않았지만 여러가지 참고 있었던거지」
 그리고 작을때 늘 해 주었던 것처럼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미안, 미노리」
 그대로 얼마나 울고 있었을까, 문득 생각난 것처럼 엄마가 말했다.
 「미노리, 쿠키 만들까」
 「응?」
 「미노리가 좋아하는 벌꿀 쿠키」
 「어제 막 먹었는데」
 「좋잖아. 그것 먹으면 기운이 나지 않아? 만드는 방법 가르켜 줄께」
 나는 약간 놀랬다.
 「내가 만들어?」
 「그래. 학교에서 조리실습하지 않아」
 그리고 엄마는 클로짓에서 노랑색 해바라기가 그려져 있는 앞치마를 갖고 왔다.
 「그것… 엄마것이잖아」
 「응. 그러나 이제 미노리가 입어도 괜찮겠는데」
 얼마전까지는 커서 입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딱 맞았다.
 「그럼 재료가 있는지 볼까요?」
 내가 『라 메르』에 도착한 것은 60시 20분을 넘었다.
 그리고 엄마와 둘이서 벌꿀 쿠키의 재료를 조사하고, 물건을 사러가기도 하여 어느틈엔가 시간이 지나가 버린 것이다.
 「미노리!」
 아빠는 가게 입구에서 안절부절하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합니다」
 나는 숨을 헐떡이면서 아빠한테 사과했다.
 「뛰어왔지만… 상대편 사람 화났어?」
 「아니, 화나지는 않았지만」
 「하지만?」
 「아직 오지 않았단다」
 아빠는 울 것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미노리는 오지않고, 그 사람도 약속을 안지키는 사람이 아닌데. 그런데 오지않으니까 역시 안되는가 하고」
 실망하여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빠에게 나는 미안한 짓을 했다고 생각했다.
 「미안해요, 아빠. 그렇지만 믿어줘, 일부러 늦게 온 것은 아니야. 엄마하고 쿠키를…」
 말을 하고 있을 때였다.
 「미안합니다. 늦어서」
 구두소리가 다가오면서 들은 적이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미안합니다. 옷을 갈아입었더니 시간이 걸려서」
 나는 천천히 소리가 들린쪽을 보았다.
 「엄마!」
 거기에는 땀을 흠뻑 흘린 엄마가 서 있었다.
 「아, 미노리는 먼저 도착했었구나. 잘되었다」
 「잘 되었다니…」
 나는 정말로 이유를 몰라서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 보았다.
 「네, 미노리」
 아빠가 엄마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면서 말했다.
 「이 사람이 아빠가 재혼하고 싶은 사람이란다」

 

 
 『라 메르』의 품위있는 장미색 테이블 클로스를 바라보면서 나는 열심히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하려고 했다.
 「미안해, 놀랬지?」
 와인 글래스를 양손으로 잡으면서 엄마가 말했다.
 「글쎄… 재혼이라고 하니까… 나는」
 「엄마하고는 이혼했으니까, 다시 결혼한다면 재혼이지?」
 아빠는 짖궂은 눈으로 나를 보았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추고 아빠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 마음으로 아빠는 있단다. 전에 결혼한 사람과 이전의 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다시 알게된 이 사람과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고」
 그래서 이 가게에 온 것이라고 아빠는 말했다.
 『라 메르』는 옛날 아빠가 엄마에게 프로포즈했던 장소이었다.
 「아니 그렇게 새삼스럽게 말하면 부끄럽잖아요」
 엄마는 그렇게 말했지만 기쁜 것같았다.
 「전부터 그런 이야기는 하고 있었단다. 또 결혼하자고, 이번에는 전같이 마음이 엇갈리지 않게 다시 시작하자고」
 「그럼 왜 그렇게 이야기해 주지 않았어? 나는 굉장히 고민했잖아요」
 말하면서 눈에 눈물이 괴였다.
 「아빠도 엄마도 나에게 한마디도 상담해 주지 않는다니까, 너무해요」
 드디어 눈물이 똑 떨어져 테이블 클로스 위를 적셨다.
 「정말로 미안, 그러나 아빠도 엄마한테 OK받을까 어떨까 몰랐거든」
 에? 하고 나는 엄마를 보았다. 엄마는 와인 글래스에 입을 대고 한모금 마신 때였다.
 「고민했단다. 재혼해도 또 이전과 같지 않을까 하고, 똑같은 상처를 입는 것은 싫다고. 하지만」
 엄마는 상냥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오늘 미노리를 만나서 미노리가 얼마나 참고 있었는지 알고 반성했단다. 엄마는 자기 마음대로였다고」
 「나도 제멋대로였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아빠는 미네랄 워터 글래스를 가지고 놀면서 말했다.
 「당신 실가에서 사는 것이 싫어서 그래서 당신에게 무리를 시켰는데, 돌아오지 않는다고 불평만 하고…」
 그리고 아빠는 천천히 나를 바라다 보았다.
 「그리고 정말로 비를 꿀벌로 만들어 버렸단다. 당신집하고 내집하고 떠돌아다니는 꿀벌로. 미안해」
 「… 이제 되었어」
 나는 눈을 비비고 가방속에서 종이 나프킨에 싼 쿠키를 꺼냈다.
 「이거 아까 엄마하고 구었단다. 정말은 아빠하고 헤어지는 프레젠트로 할려고 했는데. 아무리해도 모르는 사람을 엄마라고 부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빠는 손으로 눈을 눌렀다.
 「먹어보세요. 엄마한테 배워서 처음으로 내가 만들었어」
 펼친 나프킨안에는 약간 타서 울퉁불퉁한 쿠키가 잔뜩.
 「미안, 약간 실패했어」
 아빠는 내 얼굴을 보고, 그리고 엄마 얼굴을 보고는 살짝 쿠키를 손가락으로 집었다.
 파삭 파삭 파삭. 가벼운 소리가 나면서 쿠키는 아빠 입속으로 들어갔다.
 「매우… 매우 맛있다, 비」
 「거짓말, 타서 아주 맛없지?」
 나는 말하면서 놀랬다. 아빠가 울고 있었기 때문에. 손가락에 묻은 쿠키 부수러기를 털면서 아빠는 크게 코를 들이키고 있다.
 「아빠…」
 「맛있지만,… 조금 짜군」
 엄마를 보았더니 엄마는 울고 웃는듯한 표정을 하면서 그런 아빠를 보고 있었다.

 「엄마도 먹을래?」
 아빠는 엄마 손바닥에 제일 큰 쿠키 한개를 놓았다.
 「정말로 조금 짜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먹은 엄마의 쿠키는 조금 삐뜨러져있지만 하트형태이었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는 서로 이야기하여, 우리들은 아빠집에서 또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이사해온 첫날, 엄마는 리빙에 한장의 사진을 걸었다.
 노랑 타이츠를 입고, 무지개색 날개를 단 유치원 시절의 나. 유회 발표회의 꿀벌은 약간 색이 바랜 사진속에서 생긋이 행복한듯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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